제25장

빈칸의 물길

채은은 피란민을 받을 때 가족을 함께 적었습니다.

마지막 수정 2026-10-20 · 책으로 읽기

채나라의 손

채은은 피란민을 받을 때 가족을 함께 적었습니다.

어머니의 이름, 아이의 이름, 함께 온 사람과 마지막으로 헤어진 곳을 적었습니다. 관리들은 번거롭다고 했습니다. 채은은 나중에 찾을 때 쓰인다고 답했습니다. 지금 먹을 곡식도 부족한데 나중을 생각하느냐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밥 주는 줄과 이름 적는 줄을 나누었습니다. 미령에게 배운 방식이었습니다. 배고픈 사람이 기록 때문에 돌아가지 않게 했습니다. 글을 못 읽는 사람에게는 옷의 색과 흉터, 부르던 별명도 물었습니다.

어느 날 어린 남매를 찾는 부부가 왔습니다. 명부의 이름과 나이가 맞았습니다. 아이들은 그들을 보고도 달려가지 않았습니다. 관리들은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 낯설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채은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아이의 팔을 잡았습니다. 아이가 굳었습니다. 그 작은 움직임이 채은에게 남았습니다. 그녀는 자기 손도 아이를 놓지 못하던 날을 기억했습니다. 보호한다는 이유로 잡는 손이 언제 두려움이 되는지 알았습니다.

따로 물으니 부부는 실제 친척이었습니다. 부모는 죽었고 아이들을 데려가 일하게 할 생각이었습니다. 굶겨 죽일 생각은 없다고 했습니다. 채은은 그 말이 아이의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녀는 친척의 권리를 무시했다는 고발을 받았습니다. 관청 안에서도 갈렸습니다. 가족을 찾아 주는 사람이 가족에게 돌려보내지 않았다는 비난이었습니다. 채은은 아이들 의견을 듣자고 했습니다. 어린것들이 무엇을 아느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조린에게 편지가 갔습니다. 허나라의 법을 채나라에 바로 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증언을 받는 방법과 보호할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방법은 빌릴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조정에 있는 동문들이 이름 없는 남매를 위해 문서를 주고받았습니다.

결국 남매는 채나라에 남았습니다. 친척과의 연락을 끊지는 않았습니다. 채은은 자기가 새 어머니가 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자라며 다시 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녀가 궁지기에게 보낸 편지에는 묻는 말이 있었습니다. 데려온 아이가 떠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습니다. 답은 짧았습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먼저 물으라고 했습니다. 위험을 말하되 자기 두려움을 아이의 뜻으로 바꾸지 말라고 했습니다.

채은은 그 편지를 오래 읽었습니다. 놓친 손 때문에 붙잡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평생 배워야 했습니다.

기나라의 빈칸

채은은 기나라에서 가계를 정리했습니다.

누가 누구의 자식인지, 어느 집이 어디서 왔는지 기록하는 일이었습니다. 전쟁이 지나면 족보의 줄이 끊겼습니다. 친부모를 모르는 아이는 빈칸으로 남았습니다. 빈칸은 상속과 제사, 혼인의 길에서 사람을 막았습니다.

채은은 빈칸을 거짓 이름으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양육한 사람의 이름과 친부모의 이름을 다른 줄에 적었습니다.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었습니다. 관리들은 형식에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어머니 자리에 놓던 방석을 아직 가지고 있었습니다. 솜은 여러 번 갈았고 천도 덧댔습니다. 처음 물건과 같은 부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자기에게는 같은 방석이었습니다. 누가 키웠는지와 누가 낳았는지가 다르다고 한쪽이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의 여자가 찾아왔습니다. 오래전 우나라에서 딸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채은은 자기 이야기인 줄 알고 손을 멈췄습니다. 이름을 묻고 마을을 묻었습니다. 답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는 억지로 맞추고 싶었습니다. 그 여자도 그랬습니다. 둘이 서로의 바람에 맞춰 말을 바꾸면 가족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실제로 찾고 있는 사람이 영영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채은은 명부를 덮지 않았습니다. 일치하지 않는 곳을 조용히 보여 주었습니다. 여자는 울었습니다. 채은도 혼자 남은 뒤 울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찾는 일에 정확함은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는 여자를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머물 곳을 알아보고 다른 명부를 찾아보았습니다. 가족은 아니어도 도울 수 있었습니다. 그 구분이 그를 조금 자유롭게 했습니다.

나중에 여자는 다른 마을에서 살아 있는 아들을 찾았습니다. 딸은 찾지 못했습니다. 채은에게 감사하러 왔습니다. 채은은 어머니가 돌아오는 꿈을 꾸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그날 알았습니다.

그날 밤 방석을 펴고 앉았습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자리 대신 자기가 쉬는 자리로 썼습니다. 빈칸은 그대로였지만 그 빈칸이 삶 전체를 차지하지는 않았습니다.

등나라의 물

목생이 맡은 강은 서당 뒤 도랑보다 넓었습니다.

위쪽의 큰 집안들이 물을 먼저 가져갔고 아래쪽 마을은 해마다 가뭄을 겪었습니다. 기록에는 강우량이 부족하다고 적혔습니다. 목생은 위쪽 저수지의 문을 재었습니다. 비가 적은 것과 누군가 가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는 수문을 열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왕이 그의 말을 들어주었습니다. 쉬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위쪽 마을의 밭이 말라 가자 사람들이 관청으로 왔습니다. 그들도 모두 부자는 아니었습니다. 큰 집안이 빌려 준 땅을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목생은 물길을 나누는 일과 책임을 나누는 일을 함께 해야 했습니다. 아래를 살리기 위해 위의 가난한 사람을 굶기는 것은 해결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상류 지주의 물 사용량과 소작인의 몫을 따로 적었습니다. 계량에게 계산 방법을 물었습니다.

편지는 여러 나라를 건너왔습니다. 계량은 자기 실패를 먼저 썼습니다. 마을 생산량을 집의 식량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목생은 그 문장을 수리 계획 첫머리에 적었습니다.

새 규칙은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예전 권리를 빼앗겼다는 집안이 돌을 던졌습니다. 관리 하나가 다쳤습니다. 목생은 분노했습니다. 강제로 열어 버리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위담의 편지가 왔습니다. 정해 둔 절차를 자기 편한 때 바꾸지 말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목생은 화가 났습니다. 멀리서 글만 쓰는 사람은 현장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답장을 쓰다가 자기 수문을 허락 없이 바꿨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옳은 물길이라도 누군가에게 설명해야 했습니다. 설명한다고 반드시 동의받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힘만으로 정하는 것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공개적으로 물의 양을 재게 했습니다. 상류와 하류에서 같은 눈금을 확인했습니다. 지주가 속이면 자기 소작인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규칙을 지킬 힘을 왕의 군사에만 두지 않았습니다.

그해 모든 밭이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래 마을에서 처음으로 씨앗을 남겼습니다. 목생은 완성이라고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해 고칠 곳을 적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끝난 공사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