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세 번째 굽이
떠나는 날 새벽에는 개가 먼저 깼습니다.

떠나는 날 새벽에는 개가 먼저 깼습니다.
혜가 문을 열자 이웃집 개가 낮게 짖었습니다. 아이들은 숨을 멈췄습니다. 평소에는 밥을 나누어 주던 개였습니다. 목생이 손을 내밀자 개가 냄새를 맡았습니다. 짖음이 멎었습니다. 작별은 그렇게 작은 일에 달려 있었습니다.
수레 두 대에는 아이들과 곡식, 얇은 이불이 실렸습니다. 궁지기는 걸었습니다. 가장 어린 위담이 왜 타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길을 보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사실은 아이들을 수레에 태우고 자신만 편히 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성문 관리가 문서를 확인했습니다. 친척집으로 간다는 아이가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궁지기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관리의 눈이 그의 허리로 갔습니다. 인장이 없었습니다.
“대부께서 직접 데려다주십니까?”
“그렇네.”
“왕명은 받으셨습니까?”
궁지기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관리가 문서를 다시 읽었습니다. 아이들의 통행을 막는 명령은 없었습니다. 궁지기의 출성을 막는 말은 있었습니다. 그는 모르는 척하기 어려운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때 다리 잃은 병사가 나타났습니다. 새로 받은 군적을 내밀며 관리에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장부가 고쳐졌는데도 마을에서 군역세를 걷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소리가 컸습니다. 병사의 나무막대가 문지방에 걸렸습니다.
관리가 몸을 돌린 사이 수레가 조금 나아갔습니다.
궁지기는 병사를 보았습니다. 병사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막대를 다시 떨어뜨렸습니다.
성문 밖에서 이장이 기다렸습니다. 길을 가리키며 새로 쓰러진 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군대가 큰길을 쓰느라 작은 길은 살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궁지기는 감사의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소리가 나면 돌아보게 될 것 같았습니다.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는 두고 가시오?”
궁지기가 멈췄습니다. 누군지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성문에서 이름을 찾던 여자의 목소리와 닮아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일 수도 있었습니다.
아연이 수레에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궁지기는 아이를 앉혔습니다.
그는 뒤를 돌아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여자는 욕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서 있었습니다. 대답이 없는 것도 하나의 대답이었습니다.
궁지기는 다시 걸었습니다. 한 걸음마다 자기가 구하지 못한 사람이 뒤에 늘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손이가 말한 길에는 정말 병사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궁지기를 더 긴장시켰습니다. 우연히 비어 있는 길과 누군가 비워 둔 길은 달랐습니다. 뒤의 길이 막혔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는 세 번째 굽이에서 수레를 멈췄습니다.
목생은 압수당한 지도에서 다시 그린 산등성이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 뒤 바퀴 아래에 돌을 받쳤습니다. 큰길에서 벗어나려면 수레를 한 대씩 밀어 올려야 했습니다.
진나라 초병 둘이 숲에서 나왔습니다.
백도의 손이 옷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궁지기가 손목을 잡았습니다. 초병은 궁지기의 얼굴보다 아이들을 먼저 셌습니다. 하나씩 손가락을 접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인가.”
“그렇소.”
초병은 길을 비켰습니다. 목패를 달라고 했습니다. 궁지기는 손이에게 받은 것을 내밀었습니다. 병사는 그것을 둘로 부러뜨려 불에 넣었습니다. 증거가 남지 않았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능선 뒤로 가시오.”
궁지기는 물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이 길을 쓸 수 있소?”
병사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명령받은 명단에는 이 아이들만 있었습니다. 명단에 없는 사람까지 살려 보낼 권한은 없었습니다.
혜가 궁지기의 팔을 잡았습니다. 길 아래에서 수레 소리가 들렸습니다. 더 기다리면 아이들이 위험했습니다.
궁지기는 돌아섰습니다. 그 순간 백도가 초병에게 물었습니다.
“우리 마을에도 갔습니까?”
병사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어느 마을이냐.”
백도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마을인지 말해야만 기억나는 사람에게 더 물을 수 없었습니다.
산길을 오를 때 수레 한쪽이 기울었습니다. 목생이 아래로 뛰어들려 하자 목생이 잡았습니다. 짐을 먼저 내렸습니다. 책 몇 묶음이 진흙으로 떨어졌습니다. 노문이 주우려 했습니다. 궁지기는 곡식 자루부터 옮기라고 했습니다.
노문은 울먹이며 글을 집었습니다.
“다른 곳에는 없다 하셨잖습니까.”
궁지기는 손을 멈췄습니다. 자기 말이 돌아와 눈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는 아이와 함께 죽간을 주웠습니다. 혜와 다른 아이들이 곡식을 날랐습니다. 모두를 살리는 일이 한 사람이 정한 순서대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능선 너머로 넘어갔을 때 해가 떴습니다. 우나라 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스승보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습니다.

강가에는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괵나라에서 온 이들도 있었고 우나라의 국경 마을에서 빠져나온 이들도 있었습니다. 배는 두 척이었지만 한 척은 바닥이 갈라져 있었습니다. 뱃사공은 탈 수 있는 수보다 값부터 말했습니다.
궁지기는 돈주머니를 열었습니다. 아이들을 모두 태우고 곡식까지 싣기에는 모자랐습니다. 혜가 귀에 걸린 작은 고리를 뺐습니다. 목생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자귀를 내놓았습니다. 뱃사공은 쇠를 보더니 값을 조금 낮췄습니다.
목생은 손을 펴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팔면 아버지의 손이 닿은 물건은 없어졌습니다.
궁지기는 자기 겉옷을 벗었습니다. 좋은 천이었습니다. 왕이 오래전 하사한 옷이었습니다. 뱃사공은 천을 만져 보고 자귀를 돌려주었습니다.
첫 배에는 어린아이들과 혜가 탔습니다. 궁지기는 남았습니다. 진수가 불안한 얼굴로 보았습니다.
“다음 배로 간다.”
궁지기가 말했습니다.
“약속입니까?”
위담이 물었습니다.
“약속이다.”
위담은 그 말을 입으로 한 번 되풀이했습니다. 기록할 죽간을 꺼낼 수 없어서 외웠습니다.
배가 떠난 뒤 건너편에서 물이 빠르게 흘렀습니다. 두 번째 배가 돌아오기 전에 강 위쪽에서 고함이 났습니다. 말 탄 자들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누구의 군사인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궁지기는 뛰지 않았습니다. 먼저 탄 아이들이 자기를 보고 있었습니다. 물에 뛰어드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남아서는 안 되었습니다.
목생은 물살이 약한 곳을 가리킨 뒤 수레의 널빤지를 풀고 가죽끈을 잘랐습니다. 돌아온 배에 사람들을 태우는 동안 널빤지를 줄로 묶었습니다. 짐을 띄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궁지기는 마지막까지 강가에 남은 노인을 배로 밀어 올렸습니다. 노인은 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건너편에 아는 사람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를 아시지 않습니까.”
궁지기가 말했습니다.
노인은 그제야 배에 올랐습니다.
건너편에서 위담이 스승의 손을 붙잡았습니다. 약속을 지켰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차갑게 젖은 손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뒤에 온 기병들은 강가에서 멈췄습니다. 진나라 깃발이 보였습니다. 활을 들지 않았습니다. 궁지기는 그들이 자신을 찾는지 다른 사람을 기다리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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