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상양의 성문
우공은 정식 국서에 인장을 찍었습니다.

우공은 정식 국서에 인장을 찍었습니다. 괵나라로 가는 진나라 군대에 길을 내준다는 문서였습니다.
궁지기는 조정 끝에 서 있었습니다. 왕은 그를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길을 막는 말은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일을 되게 하는 말이 필요했습니다.
염숙이 절하며 문서를 받았습니다. 백성들에게 이번에는 우나라 장정을 내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것이 자기가 원한 평화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진나라 군대는 다음 날부터 우나라 길로 들어왔습니다. 성문은 넓게 열렸습니다. 우공은 망루에서 군대를 보았습니다. 말의 털이 햇빛을 받았습니다. 군사는 질서가 있었고 짐수레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 군대가 괵나라로 간다는 것이 왕에게는 자신의 힘처럼 느껴졌습니다.
염숙은 백성들이 기뻐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기뻐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국경전에서 동생을 잃은 남자가 괵나라 방향으로 침을 뱉었습니다. 이번에는 저들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군대가 자기 밭을 밟지 않고 지나간 것만으로 안도했습니다.
손이는 지나가다 성루를 향해 예를 올렸습니다. 우공은 답례했습니다. 궁지기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손이는 궁지기가 왕의 결정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 그와 나눌 이야기는 남아 있었습니다.
병사 하나가 우나라 성벽을 오래 보았습니다. 손이는 그에게 고개를 돌리라고 명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쓸 수 있는 기억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왕궁에서는 괵나라 국경을 그린 지도가 펼쳐졌습니다. 염숙은 진나라의 진로를 붉은 선으로 그었습니다. 우공은 선이 괵나라의 수도에 닿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도 위에는 백성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길은 쉬워 보였습니다.

괵나라의 첫 마을에는 군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성으로 들어갔고 노인들이 집을 지켰습니다. 우나라와 작은 전쟁을 치른 뒤 다시 사람을 모으기 어려웠습니다. 누구도 그 전쟁에서 졌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 모두 이겼다고 알렸습니다. 양쪽의 밭은 함께 비었습니다.
손이는 마을 우물을 확보하라고 명했습니다. 물에 독이 들었는지 확인했습니다. 병사가 노인을 끌고 왔습니다. 노인은 먼저 물을 마셔 보라는 명령을 듣고 바가지를 들었습니다.
물을 삼키는 목이 떨렸습니다. 독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물을 마신 뒤에도 놓아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손이는 노인을 돌려보냈습니다. 부장이 물었습니다.
“적에게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
“전하게 두어라. 마을을 불태우지 않았다고.”
그 말을 하면서 손이는 군대의 뒤쪽을 보았습니다. 자신이 지나간 뒤 도착하는 병사들까지 모두 같은 명령을 지킬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군율을 어긴 자를 처벌해도 타 버린 집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보급대에서 불이 났습니다. 괵나라의 작은 부대가 밤에 습격한 것이었습니다. 병사들이 분노했습니다. 불탄 수레 가까운 마을에서 적을 숨겼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손이는 수색을 명했지만 방화는 금했습니다.
군사가 가져온 것은 창 두 자루와 어린아이의 장난감 활이었습니다. 부장은 모두 무기라고 장부에 적었습니다. 손이는 활을 따로 빼게 했습니다.
“쏠 수 있는가.”
부장이 줄을 당겼습니다. 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졌습니다.
“쓰지 못하겠습니다.”
“그럼 무기로 적지 마라.”
죽은 괵나라 병사의 주머니에서는 보리 몇 알이 나왔습니다. 세 해 전 궁지기가 보았던 어머니의 콩처럼 작았습니다. 손이는 그 사연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죽은 자의 물건을 한데 모으라고 했습니다.
그날 밤 그는 바둑판을 펴지 않았습니다. 대신 우나라 성벽의 높이와 문지방의 너비가 적힌 보고서를 읽었습니다. 괵나라를 치는 동안에도 다음 일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상양의 성문이 닫혔습니다.
성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성벽 밑에 모였습니다. 성 위에서는 곡식이 모자란다는 말이 내려왔습니다. 백성을 다 받으면 병사가 굶는다고 했습니다. 성문 밖에서는 병사가 누구를 지키는지 묻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 소리를 손이도 들었습니다.
공격은 바로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길을 끊고 물을 막고 지친 사람이 먼저 쓰러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성 안의 왕은 하늘의 징조를 물었습니다. 성 밖의 병사는 오늘 먹을 곡식을 물었습니다. 같은 나라에서 묻는 것이 달랐습니다.
우공에게는 승전 보고만 도착했습니다. 괵나라의 바깥 성읍이 하나씩 무너졌다고 했습니다. 염숙은 기뻐했습니다. 궁지기의 예측이 빗나간다고 말했습니다.
“괵이 무너지는 것이 궁지기의 예측 아니었는가.”
왕이 물었습니다.
염숙은 잠시 말을 멈췄습니다.
“그 뒤의 일 말입니다. 진나라는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왕은 창밖을 보았습니다. 손이에게서 군량을 더 구해 달라는 요청이 와 있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져서라고 했습니다. 군량을 내지 않는 조건이 있었지만 염숙은 작은 성의로 큰 우의를 지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공은 허락했습니다.
남쪽 마을에서 다시 수레가 나왔습니다. 이장은 남은 곡식을 실으며 하늘을 보았습니다. 궁지기가 국경을 살피러 왔을 때 큰길 가까이 곡식을 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왕명이 오면 큰길에서 멀리 감춰 둔 것도 결국 끌어내야 했습니다.
그는 한 자루를 빼서 아이를 가진 집에 나누었습니다. 관리가 수량이 모자란다고 했습니다. 이장은 자기가 잘못 셌다고 했습니다. 그날 이장은 매를 맞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누가 곡식을 받았는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서당에서는 아연이 죽을 끓였습니다. 아이는 솥에 붙은 마지막 밥을 긁어 이웃집 노인에게 주었습니다. 이장이 한 일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서로 다른 곳에서 누군가는 장부보다 사람을 먼저 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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