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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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머문 산에는 오래된 제단과 버려진 집 세 채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머문 산에는 오래된 제단과 버려진 집 세 채가 있었습니다.
수백이 약재를 나르던 시절 알던 곳이었습니다. 마을은 계곡 아래에 있었고 집주인들은 오래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궁지기는 빈집이라고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계곡 마을의 어른들을 찾아가 쓸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두려워했습니다. 전쟁을 피한 사람이 들어오면 군대도 따라올 수 있었습니다. 그 많은 아이가 밥을 먹으면 마을의 곡식이 줄었습니다. 그 우려를 나쁘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목생은 지붕을 고치겠다고 했습니다. 초목은 수백과 약초를 캘 수 있었습니다. 소하는 글을 읽어 주고 계량은 장부를 고칠 수 있었습니다. 궁지기는 아이들의 재주를 하나씩 팔듯 말하고 있는 자신을 알아차렸습니다. 잠시 입을 다물었습니다.
“당장 값을 다 치를 수는 없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먹을 것이 모자라면 모자란다고 알려주십시오. 몰래 빼앗지는 않겠습니다.”
마을 어른은 오래 생각했습니다. 대단한 약속보다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약속이었습니다. 겨울까지 살아 보라고 했습니다. 서로 견딜 수 있는지 보고 다시 정하자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집을 고쳤습니다. 목생은 지붕에 올라 받침을 만들고, 빗물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도랑을 냈습니다. 미령과 아연은 음식을 나눌 곳을 정했습니다. 채은은 잠자리의 수를 세었습니다. 조린은 마을에서 집까지 오는 길을 살폈습니다.
새 집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습니다. 빈틈이 많았고 바람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각자가 손을 댄 자리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피신할 곳이 아니라 머물 곳을 만들었습니다.
궁지기는 떠나기 전 목생에게 모두를 책임지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른 하나의 책임을 가장 큰 아이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혜와 수백에게 부탁했습니다. 목생에게는 지붕을 부탁했습니다.
목생은 오히려 편안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운명보다 지붕의 새는 자리 하나가 다룰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궁지기는 위담에게 작은 나무패를 주었습니다.
정해 둔 날까지 자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계곡의 장터에서 사람을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남쪽 마을의 이장이 살아 있다면 소식을 부탁할 수 있었습니다. 죽었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모든 경우를 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위담은 물었습니다.
“돌아온다고 약속하지 않으십니까?”
“그러고 싶다.”
“그러면 하시면 되잖아요.”
궁지기는 아이의 손에 패를 올렸습니다.
“내가 정할 수 없는 것까지 약속하면 네가 기다리는 날을 속이게 된다.”
위담은 화를 냈습니다. 약속을 못 지키는 어른도 싫었지만 약속하지 않는 어른도 싫었습니다. 아이가 붙잡을 말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요.
궁지기는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것을 골랐습니다. 혼자 위험한 곳에 들어가기 전에 소식을 남기겠다고 했습니다. 왕을 찾지 못해도 아이들에게 돌아오는 길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돌아온 뒤에는 왜 갔는지 다시 물으면 대답하겠다고 했습니다.
위담은 그 세 가지를 적었습니다. 돌아온다는 한마디보다 길었습니다. 마음은 덜 놓였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확인할지 알 수 있었습니다.
혜가 짚신을 내밀었습니다. 궁지기가 신고 온 것은 밑창이 얇아졌습니다. 혜는 자기 아이의 신발에서 나온 돌을 잠깐 꺼냈다가 다시 넣었습니다. 궁지기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자기 슬픔을 그의 길에 더 얹고 싶지 않았습니다.
“누구를 만나셔도 아이들이 있는 곳은 말하지 마십시오.”
궁지기는 알겠다고 했습니다.
“왕에게도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살아 있는 왕에게 숨긴 것을 죽은 왕에게도 끝내 숨기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제서는 바둑돌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이번에는 검은 돌이었습니다.
“백은 두고 오셨으니 이것은 가져가세요.”
궁지기는 돌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물었습니다.
“그분과 또 두십니까?”
“모르겠다.”
“이겨야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요?”
궁지기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렇다.”
제서는 그제야 손을 놓았습니다. 바둑을 잘 두어야 아버지가 돌아온다고 믿었던 아이가 스승에게 다른 길을 열어 주고 있었습니다.

손이는 우나라의 일을 마친 뒤 처음으로 혼자 바둑판을 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술을 마시면 명령서를 읽지 못할까 봐 마시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이미 다 읽었습니다. 그래도 손에 잡을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궁지기와 두었던 판을 놓았습니다. 기억은 정확했습니다. 대국 중 자기를 위협한 수보다 이상하게 비켜 간 수가 더 선명했습니다. 변에서 백이 길을 묻던 자리까지 놓았습니다.
그다음 돌을 집다가 멈췄습니다.
가운데에 빈자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때도 보았던 자리였습니다. 궁지기가 두지 않았으므로 큰 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손이는 거기에 백을 놓았습니다.
흑이 받으면 양쪽의 연결이 끊겼습니다. 피하면 가운데가 갇혔습니다. 다른 응수를 놓았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서너 번 뒤에는 자기 돌이 어디에서 약해졌는지 알았습니다. 궁지기는 이미 그곳을 보고 있었습니다.
손이는 돌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흑으로 패를 벌여 버티는 길도 놓았습니다. 백에게는 다른 곳에 충분한 위협이 있었습니다. 흑이 외면하면 변이 무너지고 응하면 가운데를 되찾았습니다. 한 번의 우연한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여러 차례 쌓인 형세였습니다.
그런데 궁지기는 그 수를 두지 않았습니다.
손이는 변의 작은 백돌을 보았습니다. 길을 남겨 주었던 곳이었습니다. 자신은 살려 주는 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궁지기는 먼저 이길 수 있는 자리를 내려놓고 자기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그는 깨진 흰 돌을 꺼냈습니다. 가운데 빈자리에 놓았습니다.
돌을 놓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났습니다.
궁지기는 패배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승부로 얻을 수 없는 것을 묻고 있었습니다. 우나라를 칠 것인가. 아이들은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 힘이 있는 당신은 막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수 있는가.
손이는 자기가 대답한 수를 다시 놓았습니다. 백에게 퇴로가 생겼습니다. 그날의 선택은 남아 있었습니다. 왕을 죽인 명령도 남아 있었습니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지우지 않았습니다.
부장이 들어와 옛 대부가 성문에서 만나기를 청한다고 알렸습니다.
“이름은?”
손이가 물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